밭에 감추인 보화
달래골 마을 산허리를
휘파람 불며 아침 이슬 걷어차며
소를 몰고 가는 저 돌쇠야!
오늘은 몇푼 더 받길래
그리 새벽부터 눈을 비비며
바쁜 발길을 재촉하느냐.
아마도 저 돌쇠는
돈을 더 받겠다고 그런 것이 아니라
아랫집 구두쇠 영감 둘째 딸을
좋아하나 보다.
아니야,
돌쇠는 너무 순진해
아직은 일러, 그런 생각하기엔.
돌쇠가 좋아하면, 오히려 나를 좋아하지
아마도 저 돌쇠
요 산너머 자갈 밭 깊이 갈다가
옛 선조들이 쓰다 묻은
골동품 질그릇 하나 발견했나 보다
아니야,
돌쇠가 그 까짓 질그릇 하나 발견하고
저렇게 미칠 듯 좋아할 사람이 아니야
그렇지, 그렇구 말구, 그렇지!
이천년이나 두고 흐른 신화
하늘이 묻어놓은 보화를
발견한 것이 틀림없어
온 동네 방네 모두들 그 낌새를 모르고
돌쇠가 미쳤다고 갖은 악평들만 해댔지
아, 그 순진한 돌쇠가 우리들 보고
얼마나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속으로 비웃었을까
오늘은 웬지
해는 지고 땅거미 지며
저 깊은 산골 숲속엔 소쩍새가 저렇게도 울고
초생달은 기우는데
지금껏 돌쇠가 돌아오지 않다니
돌쇠는 신화에, 보화의 주인이 된 것이
틀림없어
별도 달도 기운 이 깊은 밤에
무슨 밭을 이토록 바보처럼 갈고 있으랴
밭을 갈고 있는 것이 아니라
지금쯤 돌쇠는
땅속 깊이 묻힌 질항아리 속에서
하늘이 묻은 전설의 보화를
한참 꺼내고 있을꺼야
아! 하늘이 묻은
지구촌에, 이 산화의 보화는
임자가 따로 있어
그 임자는 돌쇠여
돌 쇠!
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
오늘부터 누가 미쳤다 해도
난 깨달았으니, 돌쇠만을 따라가야지
1988.9.
내가 깨닫고 보니, 보화는 지구촌에서 기다리는 진리로 보고 돌쇠는 그 진리를 발견하여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로 보고 쓴 영감의 시다.
